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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②]데스크톱 가상화 검토하다 포기한 기업 속내는?Full-Stack 2010. 2. 24. 09:16
데스크톱 가상화의 정보보안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더라도 기업 문턱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최근 대한항공, 아주그룹, 서울도시가스 등은 데스크톱 가상화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다 시기상조라며 포기하거나 도입 계획을 늦췄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해 PC 교체주기가 다가오면서 노후화된 PC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클라이언트 업무 환경 최적화의 일환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전사 차원에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사용자 인식 측면에서 전사 차원의 도입은 이르다고 판단, 도입을 보류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데스크톱 가상화를 아직은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으로 여기고 있다. 이유는 △과다한 초기 투자 비용 △서버 장애 시 데스크톱 업무 장애로 확산 △좁은 솔루션 선택의 폭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의 확산을 발목잡는 가장 큰 장애는 초기 투자 비용이다.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의 라이선스 비용과 구축 비용이 들어가며 기존 PC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은 중앙 서버로 PC 소프트웨어가 옮겨진다고 해도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또 데스크톱 가상화의 전사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 대부분은 데스크톱 가상화용 PC를 새로 지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노후화된 PC의 교체 주기가 아닌 이상 데스크톱 하드웨어 신규 도입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데스크톱에서 처리되던 업무가 서버에서 처리됨에 따라 서버와 스토리지의 용량과 성능은 이전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서버, 스토리지도 증설해야 하는 것이다. 비슷한 업무 시간대에 다수의 직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중앙 서버로 접근하는 만큼 네트워크 대역폭도 보다 확장돼야 한다.
LG CNS는 데스크톱 환경 지원을 위해 서버 700여대와 1.4PB의 대규모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하면서 150여억원을 투입했다. 2년 전 3만여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 적용을 검토했던 삼성생명은 연간 60억원의 라이선스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고 서버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데스크톱 가상화 도입을 포기한 바 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한 건물 내에서도 네트워크 속도가 차이 나는데, 지점의 사용자가 본사의 서버로 접속해 업무를 보기 위해선 네트워크 속도가 크게 개선돼야 했다”며 “초기 도입 비용이 크다 보니 중장기적 관점에서 총소유비용(TCO) 절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데스크톱 가상화에 대한 두번째 우려는 중앙 서버가 장애를 일으킬 경우 전 직원의 업무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데스크톱 방식에서는 서버가 장애가 날 경우에도 데스크톱 업무는 지속할 수 있지만 모든 업무가 인터넷을 통해 중앙 서버를 이용할 때에는 인터넷 회선 장애, 서버 장애 등이 전 직원의 업무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세번째 장애로는 관련 솔루션의 선택 폭이 넓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시트릭스시스템즈와 VM웨어 정도가 대표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또 이들 솔루션을 검토해 보니 커스터마이징이 많이 요구돼 결국 솔루션 도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용자의 거부감도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개인 PC 환경보다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스트리밍 비디오나 동영상 기능 등을 특별한 제약 없이 마음대로 사용하던 PC를 중앙에서 제어 관리하는 것을 사용자들이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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