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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①]어디서든 내 PC 그대로, 데스크톱 가상화 ‘활짝’Full-Stack 2010. 2. 24. 09:14
가트너 선정 2010년 CIO 전략기술 우선순위 1위, 미 공공기관 및 주정부 CIO의 2010년 IT투자 우선순위 1위 등 가상화는 올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기술이다. 지난해에는 가트너 전략기술 3위에 그쳤으며 무엇보다 십수년 전 시장에 등장해 이젠 식상할 정도인데 가상화가 2010년을 다시 뜨겁게 달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가상화 기술의 발전과 기업의 인식 전환, 빠듯한 IT 예산 운영의 최적화 요구에 있다.
가상화 기술은 메인프레임, 스토리지에서 시작돼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가상화는 솔루션 업체만의 잔치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IT예산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경영진은 IT예산을 낱낱이 검토하며 투자효과는 더욱 빨리, 가시적으로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서버 가상화, 스토리지 가상화로 줄어든 물리적인 시스템 대수와 데이터센터 상면 공간은 이 요구를 만족시켰다.
가상화 기술의 제공 방식 또한 합리적으로 변했다. x86 서버 가상화 업체들은 무료 버전을 제공하며 가상화 환경 이후의 관리 툴로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비용 절감 효과로 논란이 많았던 데스크톱 가상화에서도 동시에 접속한 사용자에 대해서만 라이선스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을 솔깃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보안과 업무 연속성이 기업들의 IT 인프라 운영원칙 최우선순위로 올라오면서 데스크톱 가상화 논의는 확산되고 있다. 침입탐지시스템, DB보안 등 서버 차원에서 보안을 강화해도 실질적인 기밀 문서 유출은 임직원의 PC와 USB 메모리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부상에 따른 IT 자원의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재배치 △보안과 중앙 통제의 필요성 △탄소저감과 그린IT △가시적이고 신속한 ROI를 한 번에 만족시켜주기로는 가상화를 따라올 것이 없다고 말한다. CIO BIZ+는 업무환경의 패러다임 변화로서 가상화의 현재와 가상화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가트너는 2012년이면 기업에서 사용하는 PC 중 60%가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데스크톱 가상화는 올해 말부터 2011년에 그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업에서 전통적인 방식, 즉 지금처럼 PC에 직접적으로 운영체계(OS)를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는 윈도7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국내에서도 LG CNS, KT, 삼성생명 등 거대기업들이 데스크톱 가상화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거나 적용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연구소나 연수원 등 200석 내외의 소규모 특정 업무에 적용했으나 현재 데스크톱 가상화는 수만대 규모의 전사 적용을 앞둔 시범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은 갈수록 늘어나는 보안 위협과 이동형 근무 지원의 필요성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동 근무라고 하면 항상 자신의 노트북을 휴대하거나 서버의 그룹웨어에 접속해 제한된 업무를 봐야 했지만 이젠 내 노트북 없이도 어떤 PC로든 내가 쓰던 데스크톱 환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GS칼텍스, 삼성전자 반도체 등 임직원의 노트북, USB 메모리 기기에서 치명적인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업들에게 보안은 서버가 아니라 데스크톱의 문서 관리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기업들에게 실제 사용 환경과 관리 환경이 이원화된 데스크톱 가상화는 새로운 선택이 된 것이다.
◇데스크톱 가상화의 진가는 보안=실제 최근 1~2년 내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한 기업들은 보안 강화가 결정적인 도입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서버기반컴퓨팅(SBC) 솔루션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전사적으로 구축한 LC CNS와 하이마트, JS전선 등은 기업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SBC 솔루션을 도입, 적용한 현대해상과 GS파워, LG디스플레이, LIG손해보험 역시 기술정보와 고객정보를 보호하고 외부 악성코드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서울시청, 전북도청 등의 공공기관 역시 보안 강화를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
JS전선 손대원 대리는 “지난해 디지털저작권관리(DRM)와 SBC를 연동해 사용자들이 손쉽게 문서를 공유하면서 작업할 수 있지만 중앙 서버에서 문서를 통제 관리하기 때문에 외부 유출은 방지된다”며 “외부인이 사내망에 접근하는 것도 제한돼 있어 자료 유출 방지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스크톱 가상화의 또 다른 장점은 이동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해준다는 것이다. PDA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업무시스템 접속이 늘어나고 재택근무와 파견근무, 원격 근무가 증가하면서 사무실을 벗어난 곳에서도 유사한 업무 환경을 제공할 필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인터넷 접속만 되면 자신의 데스크톱 환경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데스크톱 가상화가 이동 중에도 업무 연속성을 제공해줄 수 있는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생명,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이동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어떤 PC든 내 데스크톱처럼=보안과 업무 연속성을 이유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LG CNS다. LG CNS는 지난 2008년 8월부터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단계별로 확대 적용해 왔으며 올 2월 본사 근무 직원 1500여명의 데스크톱 업무 환경에 적용했다. LG CNS 직원들은 넷북과 노트북 부팅을 한 후 인터넷으로 중앙 서버에 접속해 데스크톱 환경을 사용하고 있다.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내 데스크톱에서 해야 하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LG CNS 김종완 부문장은 “모든 임직원이 서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향후 협력업체 직원들의 데스크톱 업무 환경도 단계적으로 가상화를 적용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환경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도 지난해 말 서초동 신사옥에 근무하는 직원 1200여명을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3만8000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까지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 가상화 솔루션 선정 작업을 추진한 후 아직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생명,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데스크톱 가상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2008년 데스크톱 가상화 적용을 검토해 2년 만인 올해 도입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생명 조광수 부장은 “보험 설계사들이 사용하는 환경이 운영체계(OS)를 비롯해 제각각이었고 영업지원시스템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운영하다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설계사들의 시스템 환경을 제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오는 4월부터 3만여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들에게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할 예정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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