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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⑭]전문가 기고_‘얇게’ 생각하는 시대의 도래Full-Stack 2010. 2. 24. 09:32
2010년에는 신 클라이언트(thin client)와 중앙집중 애플리케이션, 처리 능력에 기반한 컴퓨팅 모델인 ‘버추얼 데스크톱 인프라(VDI)’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비록 시크 클라이언트(thick client) 방식, 즉 일반 PC에 비해 판매 대수는 저조하더라도 신 클라이언트와 VDI의 기술은 기업에서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발전하는 신 클라이언트 기술은 정보처리 능력과 데이터 저장을 중앙 서버에 일임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의 입력 사항을 보내고 모니터 스크린에 뜬 내용을 받아들이는 수준에만 머무는 ‘바보 단말기(dumb terminal)’가 아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PC 사용 경험과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다. 과거 PC 환경에서 사용했던 동일한 업무 소프트웨어들 대부분에 대해 변화를 못 느낄 정도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대다수 중견 기업 이상에서는 VDI로 옮겨가는 것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까지 신 클라이언트는 전체 기업용 클라이언트 기기의 10%에 도달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냉소적인 관점에서 신 클라이언트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가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 기간에도 여전히 일반적인 노트북, 데스크톱 PC가 기업들에게는 더 설득력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비용 절감과 에너지 효율성, 보안, 개인 생산성 등 기업의 우선 고려 사항들이 전례 없이 서로 융합되면서 신 클라이언트 시스템의 의미 있는 도입이 가능해질 만큼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선스 체계 발전해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IT 예산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는 신 클라이언트의 직간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한 직접경비 절감은 지원과 유지보수, 이동 관련 비용을 줄이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신규 입사자들은 PC를 구성하고 설치해줄 기술자가 필요치 않으며, 인사관리 담당부서는 임직원 오리엔테이션의 일환으로 표준적인 신 클라이언트만 나눠주면 된다. 심지어 임직원들은 문구 선반에서 기기를 꺼낼 수도 있다.
기술진은 이동과 변화를 책임질 필요가 없어지고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팀들은 고정된 사무실 책상에 매일 필요 없이 몇몇 인접한 자리를 배당받기만 하면 된다. 운용체계(OS) 업그레이드와 같이 주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모든 PC를 한 군데 모으거나 책상마다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또 업무 시간 종료 이후에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 클라이언트 장치는 장애를 일으키는 부품이 대폭 줄기 때문에 기계적 결함을 고치기 위한 기술 지원의 필요도 감소한다. 최종 사용자 환경의 장비에 들어가는 자본 비용 역시 보다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신 클라이언트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와 OS 라이선스 당 비용 역시 감소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공유하면서 사용할 때만 활성화되는 버추얼 데스크톱의 중앙 풀을 마련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 요즘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에서 라이선스는 동시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만큼만 라이선스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일 기준으로 사용자의 10%가 자신의 데스크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소프트웨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일반 PC 환경에서 라이선스 비용은 통상 기기 대수를 기준으로 지불된다.
◇탄력근무와 탄소배출 저감 매력 제공=간접비 절감 효과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무실 임대료 등 부동산 비용 감소다. 신 클라이언트 장비는 일반적인 PC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책상 아래에 매달 수 있다. 근무자들에 배정하는 책상 크기를 줄이면서 근로자들에게는 여전히 쾌적한 공간을 사용하도록 해준다. 신 클라이언트 컴퓨팅을 채택한 기업에서는 사무실 이전이나 주요 인력 재배치의 경우에도 부동산 조건을 낮추는 ‘핫 데스킹’이 가능해진다.
가장 중요한 간접비 절감은 전력소비 감소에 있다. 신 클라이언트 장치의 전력 소비는 4와트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비해 현 세대의 PC는 약 100 와트를 소모한다. 전력 배출이 낮아지면 냉방 수요 역시 줄일 수 있다. 기업 활동에 있어 탄소배출이 주요 성과지표로 점점 더 부각되는 시대에 저전력의 강점은 신 클라이언트의 분명한 매력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임으로써 평균 이상 수준을 배출할 때 구매해야 하는 탄소세와 벌금에 대한 지출 또한 줄일 수 있다.
다만 신 클라이언트를 이용하면 PC에서 이뤄지는 업무가 데이터센터의 서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로 작업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전력 소비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PC보다 공유 설비를 사용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환경을 창출해낸다.
◇보안과 생산성 향상=보안의 문제 역시 탄력 근무제를 적용하는 근로자나 몇 개 대륙에 걸쳐 운영되는 글로벌 프로젝트 팀을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 올해 주요한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클라이언트란 어떤 데이터도 기기에 저장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악성코드 퇴치 프로그램은 클라이언트 기기가 아닌 시스템에 중앙집중적으로 설치되며, 이 때문에 악성코드의 침입이나 파일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도록 해준다. 올해 신 클라이언트는 기업의 주요 보안 문제 다수를 해결해줄 수 있다. 즉 △데이터 손실로 인한 기업 평판에 대한 영향 △악성코드와 피싱, 기타 형태의 디지털 공격의 창출과 전파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접근방식 △불법 파일 복제를 가능하게 하는 휴대용 데이터 저장장치의 만연과 용량 등이 그것이다.
신 클라이언트를 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네 번째 장점은 생산성이다. 신 클라이언트는 근로자들이 컴퓨터를 부팅하거나 끄는 것 또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할 때 절약되는 시간은 총 2시간에 달한다. 신 클라이언트를 이용한 재택근무는 사무실에서와 정확히 똑같은 경험을 제공하며, 그것도 즉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신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 사례는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서 주된 시험대는 신 클라이언트의 비용 편익이 회사의 여러 비용 발생 요소를 넘나들며 확산된다는 것이다. 신 클라이언트 기기를 새로 구매하거나 구축하는 데 비용이 들어가며 데이터센터에서는 냉방 설비를 더 갖춰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 부서 수준에서 볼 때 절감 효과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할 수 있지만 모아놓고 보면 설득력 있다.
신 클라이언트는 다른 신기술 도입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로세스 변화와 통합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신 클라이언트는 탄력 근무제나 사무실 공간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하는 새로운 근무방식과 결합할 때 최대 가치를 이끌어낸다. 신 클라이언트 도입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시스템 배치에 저항할 수 있는 일부 근로자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일부 근로자는 신 클라이언트 환경 도입으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PC의 하드디스크가 없어지는 것을 못마땅해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경영진 관점에서는 경기 침체 혹은 완만한 경기 회복기임을 감안해 이를 근무환경 재편의 호기로 생각해볼 수 있다.
신 클라이언트 컴퓨팅으로의 이행은 PC보다 일부 불편한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 인터페이스 향상 수단의 하나로 업무 환경에 편입되고 있는 터치스크린 등과 같은 일부 기능은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hyosan@deloit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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