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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⑦]유닉스 서버 넘어 데이터센터 가상화 패권 다툼Full-Stack 2010. 2. 24. 09:24
핵심 업무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특성상 유닉스 서버 환경은 대단히 신중하게 움직인다. 특히 국내 유닉스 서버 사용 기업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어 유닉스 서버 가상화는 점진적으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현재 도입되는 유닉스 서버 2대 중 1대꼴로 가상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며 한국IBM과 한국HP는 데이터센터 가상화 환경에서의 관리 시장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
유닉스 서버의 가상화는 데이터센터 관점의 가상화가 머지않다는 뜻이며 데이터센터 가상화는 가상화 기반의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설계, 가상화 구현 이후 자원 할당(신 프로비저닝)과 관리 등 더 큰 시장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x86 서버 가상화는 MS, 시트릭스(젠소스), VM웨어 등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이 중 OS 업체인 MS를 제외하면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업체(ISV)가 가상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에 비해 유닉스 서버는 CPU, OS, 시스템 아키텍처가 단일 업체에 의해 개발되고 가상화 역시 다르지 않다. IBM, HP, 선(현 오라클)은 각각 자사 서버만을 대상으로 가상화 기능을 제공했었다. 그런데 IBM이 유닉스 서버에서도 x86 서버처럼 타사 서버까지 함께 가상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연말경 발표하겠다고 해 화제다.
IBM은 올 연말경 출시할 ‘시스템 디렉터’ 새 버전에서 HP, 선 등 경쟁사의 유닉스 서버도 가상화 환경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IBM은 지난해 10월 ‘IBM 시스템 디렉터 VM컨트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IBM Systems Director VMControl Enterprise Edition)’을 발표했는데, 이는 가상화된 서버를 포함해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다양한 종류의 IT 인프라를 하나의 콘솔로 관리해주는 관리 툴이다. IBM의 파워VM과 z/VM뿐만 아니라 VM웨어와 MS(하이퍼-V) 등 x86 가상화 기술을 지원하며, 발표 당시부터 경쟁사 유닉스 서버에 대한 지원을 발표 당시부터 공언했다.
이관용 한국IBM 팀장은 “아직 어떤 기술로 어느 정도의 가상화 기능을 지원할 것인지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도 “IBM은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기술은 시간의 문제일 뿐 반드시 개발해 왔다”며 이르면 내년부터는 타사 유닉스 서버도 IBM의 가상화 툴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한국HP 이창훈 부장은 “서버 가상화는 CPU 코어와 OS 커널을 다루는 것인데 타사 유닉스 아키텍처를 그만큼 다루기는 어렵다”며 “실질적인 가상화 지원이 아니라 모니터링 수준일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IBM이 시스템 디렉터로 가상화 환경을 관리하는 것처럼 HP는 ‘인사이트 매니저’로 관리하며 가상화 환경에서 인프라를 더욱 단순화 해주는 컨버지드 제품도 HP의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IBM와 HP가 가상화 기능 그 자체보다는 가상화 환경의 관리 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데이터센터의 가상화 이후 관리가 더 큰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닉스 서버 가상화에 이어 데이터센터 가상화에서는 신 프로비저닝(Thin Provisioning)에 기반한 최적의 자원으로 서비스수준계약(SLA)에 의거해 약속한 품질의 업무 서비스(애플리케이션)를 제공하는 것이 요구된다.
한국HP 이창훈 부장은 “데이터센터 가상화 프로젝트에서는 전체 서비스 현황과 요구 수준을 분석해 최선의 TCO와 ROI, 서비스 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가상화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상화 이후 업무 서비스 요청에 맞춰 역동적인 자원 재배치를 위해선 관리 툴이 필수”라고 설명한다.
유닉스 서버 가상화는 각 사 고유의 아키텍처에 근간을 두는 만큼 경쟁사가 건드릴 수 없는 시장이지만 가상화 환경의 관리는 향후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한 IBM과 HP의 패권을 가름할 승부수인 셈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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